'D.I.Y'라는 말은 'Do It Yourself'의 줄임말로, 스스로 하는 인테리어를 말합니다. 공간을 바꾸거나 고치고 싶지만 때로는 그 비용이 너무 비싸거나 혹은 스스로 그 과정을 즐기고 싶을 때 스스로 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기술이 필요하겠지만, 이렇게 스스로 하는 인테리어의 과정을 거치면서 내 공간을 더욱 사랑하게 되고 점점 요령을 학습하게 되면서 익숙해지게 됩니다. 전문가에 의해 완성된 멋진 공간도 좋겠지만, 이렇게 탄생한 나만의 공간도 그 가치나 의미가 클 것입니다.
D.I.Y 인테리어의 종류 및 순서
1. 계획 세우기 : DIY 인테리어 설계에 있어 제일 먼저 할 일은 계획을 세우는 일입니다. 어느 공간을 어느 정도 바꿀 것인지, 무엇을 바꿀 것인지 계획을 세웁니다. 큰 계획의 틀을 완성한 다음에 할 일은, 그것을 제대로 실행하기 위한 롤모델이 되는 사례들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요즘은 매체가 매우 발달되어 있어, 잡지, 웹사이트,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얼마든지 원하는 공간을 살펴보고 적용 아이디어를 정리합니다. 원하는 스타일, 컬러 등이 정해질 때까지 아이디어를 찾는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2. 바탕부터 디테일로 일의 순서 정하기 : 공간 전체의 컬러를 정합니다. 전체 컬러를 정해야 벽지와 바닥색을 정할 수 있습니다. 바닥색과 벽지를 정하고 가구를 구입합니다. 가구 역시 전체 인테리어와의 조화를 고려해야 합니다. 아무리 멋진 가구라도 컬러나 스타일이 전체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그 빛을 발하지 못합니다. 반대로, 아무리 평범해 보이는 가구라도 전체와 잘 어우러진다면 아주 훌륭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가구를 놓았다면 그다음 각종 전자제품, 책, 쿠션 등을 실용적으로 배치하면 됩니다. 이때에도 실용성과 함께 전체 조화를 깨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커튼, 독서등, 시계, 휴지통 등 작은 소품일지라도 전체 스타일이나 컬러와 잘 맞아야만 합니다. 마지막까지 방심하면 안 됩니다. 자칫 잘못 선택한 작은 소품 하나가 전체 인테리어에 흠을 주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3. 마무리 : 이제 거의 완성된 공간에 마지막으로, 조명을 조절하거나 쿠션을 놓아 포근함을 더하거나 디퓨저 등을 이용하여 후각적으로 공간을 마무리합니다. 이 마무리하는 과정은 공간을 더욱 고급스럽고 품위 있게 만듭니다.
내가 해 본 DIY 인테리어
1. 벽지 교체 : 아이들이 성장을 하면서 어렸던 아이들에게 어울렸던 컬러가 거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주황색과 노란색의 벽지였고 가운데는 동물문양의 띠벽지까지 둘러져 있었습니다. 동물캐릭터도 너무 환하고 밝은 벽지가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천정은 무난한 흰색으로 되어있었던 터라 따로 하지 않아도 되었었고, 전체 벽지의 종류도 합지로 되어 있어 그 위에 벽지를 다시 바르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접착식 시트지로 시공하고 싶지는 않아서 벽지를 검색하기 시작했는데, 요즘에는 풀이 발라져 그대로 바르기만 하면 되는 벽지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판매자들이 자세히 알려주는 벽사이즈 재는 법대로 벽의 사이즈를 재었고, 원하는 수량을 입력한 다음, 구입을 했습니다. 한 명도 작작업을 할 수는 있지만 두 명의 사람이 작업하니 훨씬 작업이 수월했습니다. 의자나 사다리 위에 올라간 한 명이 위를 잡아주고 죽 아래로 펼쳐 발라나갔습니다. 중간중간 울퉁불퉁한 것 같아도 신경 쓰지 않고 놔두면 됩니다. 하루를 말린 벽지는 젖은 풀이 마르면서 좍 팽창되어 구김이 하나도 없이 표면이 팽팽해지기 때문입니다. 해 본 느낌은 생각보다도 벽지 바꾸기가 매우 쉽다는 사실입니다. 방 한 두 개 정도는 쉽게 바꿀 수 있으니 값비싼 전문가를 굳이 부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2. 가구 색칠하기 : 쓰다가 낡거나 스타일이 올드해져 보기 싫어진 가구가 있다면 색깔을 바꾸어보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저희 집은 오래 사용한 식탁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크면서 서재방에 놓고 공용 책상으로 사용하기로 생각을 했습니다. 식탁은 아일랜드로 바꾼 터라 더 이상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서재방의 책장 색상이 화이트라 원목의 브라운색 식탁을 화이트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우선 바닥에 넓은 비닐을 깔고 사포질을 하여 표면을 한 겹 정도 벗겨내었습니다. 이렇게 해야 칠하는 페인트가 잘 먹고 접착력도 좋아집니다. 이런 기본 작업을 건너뛰면 나중에 페이트가 잘 벗겨질 수 있습니다. 사포질을 하고 나서 표면은 마른걸레로 깨끗이 닦아 나무 가루가 남지 않게 합니다. 그런 다음 화이트 젯소를 붓으로 발라주었습니다. 나중에 칠할 페이트의 색상을 균일하게 하고 접착력을 높이는 밑작업입니다. 젯소가 마르고 나서 '친환경 반유광 화이트 페인트'를 그 위에 발라주었습니다. 첫 번째 발랐을 때 색상이 균일치 않거나 붓자국이 다소 날 수 있지만 이런 문제는 두 번째 페인트를 바르면 많이 해소가 됩니다. 첫 번째 칠한 페인트가 마르면 두 번 혹은 세 번까지 페인트를 칠해줍니다. 완전히 다 말랐을 때 사포를 다시 들고 모서리나 다리 등의 표면을 긁어 균일하지 않게 페인트를 벗겨내었습니다. 빈티지하고 앤티크 한 느낌을 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원하는 만큼의 낡은 느낌이 나면 사포질을 멈추고 표면 전체에 투명 바니쉬를 칠해줍니다. 바니쉬는 코팅제이기 때문에 페인트칠한 표면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바니쉬가 완전히 마르면 가구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후에도 저는 책장이나 작은 소품들을 같은 방법으로 색상을 바꾸어가며 사용했습니다. 사용하던 제품들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고, 스타일을 바꿔보는 기분 전화도 되어 제가 강력히 추천하는 DIY 인테리어 방법 중 하나입니다.
3. 타일 붙이기 : 아주 넓은 표면의 타일을 교체하기에는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면적 정도는 얼마든지 시도를 해볼 수 있습니다. 저는 주방의 상부장과 하부장 사이의 타일색이 마음에 들지 않아 바꾸기로 마음먹었던 적이 있습니다. 수도꼭지라든지 콘센트 쪽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타일을 컷팅해야 하는데 그 조그만 면적 때문에 타일컷팅기를 살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선택을 한 것은 조각 타일을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조각 타일은 크기가 작은 타일이기 때문에 마치 천처럼 사이즈를 재어 잘라 붙이면 이런 문제가 해소가 되었습니다. 작업할 공간의 사이즈를 재어 필요한 만큼의 타일과 줄눈을 메워줄 백시멘트를 사고, 접착제로 타일을 붙이고 단단히 붙었을 때 백시멘트를 적당한 농도로 물로 개어준 다음 줄눈이 메워지도록 전체를 발라줍니다. 조금만 마른 뒤 젖은 걸레로 타일을 깨끗이 닦아줍니다. 타일에 묻은 시멘트가 거의 제거되었을 때 멈추고 말려줍니다. 이 작업을 하고 느낀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만족감이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작은 벽면이지만 시각적인 변화는 매우 컸고, 전체 주방을 변화시키는 효과도 아주 탁월했습니다. 이때 얻은 자신감으로 이후에는 가구 상판이나 트레이 등 여러 번 타일 작업을 했고, 비교적 손쉽게 할 수 있으면서 만족감이 커서 강력히 추천하는 DIY 작업 중 하나입니다.
4. 소품 만들기 : 거창하지 않고 손쉽게 할 수 있는 DIY 인테리어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소품 만들기일 것입니다. 집에 재봉틀이 있다면 간단한 직선 박기 만으로 쿠션이나 배게커버, 커튼 등을 만드는 것도 작은 것으로 큰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작업일 것입니다. 계절에 맞게 컬러를 바꾸거나 포인트를 주고 싶을 때 아주 용이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액자에 넣어서 바꾸어 가면서 걸어보는 것도 좋은 것 같고, 칠판을 적절히 배치하여 간단한 메모나 좋은 글귀 등을 적어놓는 것도 좋은 소품이 됩니다. 한 번은 깨진 벽돌을 주워 아크릴 물감으로 칠을 한 다음 벽돌 가운데의 구멍 부분의 아래를 막고 촛대로 사용한 적도 있습니다. 작은 소품인데도 아주 세련되어 보이고 향초 등을 켜서 분위기 연출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밖에도 쓰고 남은 와인박스 등을 색칠하여 수납함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에코백 등을 사용하여 쿠션이나 냄비 보관함 등을 만들어 사용한 적도 있습니다.
D.I.Y 인테리어의 장점은 본인의 취향에 맞게 본인이 원하는 대로 공간을 꾸며볼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거창한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와 아이디어를 이용하여 손쉽게 공간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변화된 공간이 주는 만족감도 크지만, 작업하는 시간이 주는 즐거움 또한 매우 큽니다. 또한, 비용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인건비가 올라가면서 전문가나 기술자에게 맡기는 비용이 매우 커졌습니다.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거나 전문 지식 없이 작업을 하면 안 되는 위험한 작업이 아니라면 스스로 하는 작업은 비용을 월등히 절약할 수 있게 합니다. 이 밖에도 있던 재료를 재활용하면서 하는 경우가 많아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보존하는 효과도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DIY 인테리어 디자인을 시도해 보면서 능숙해지고 창의력이 점점 생기며 자신의 공간에 대한 애착도 생깁니다. 조그만 것부터 시도를 하여 점점 그 범위를 넓혀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